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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엔 모니터 너머로 외국인 강사님 얼굴을 마주하는 게 조금은 부담스러웠어요. 아무리 준비한 문장이라도 막상 눈을 마주치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서 한마디도 못 하고 웃기만 했어요. 지난주에 있었던 일인데, 강사님이 주말에 뭐 했냐고 물어보셨을 때 평소 같으면 그냥 집에서 쉬었다고 짧게 대답하고 넘겼어요. 그런데 그날은 제가 반려견이랑 산책하다가 있었던 작은 에피소드를 말해보고 싶었어요. 단어가 바로 생각 안 나서 손짓 발짓 섞어가며 띄엄띄엄 말했는데, 강사님이 제 의도를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고쳐서 다시 말해주셨어요. 솔직히 매번 수업 전마다 오늘은 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서기도 했어요. 그래도 이렇게 더듬거리면서라도 내 이야기를 전달하고, 그걸 상대방이 알아듣고 반응해 주는 경험이 쌓이니까 조금씩 말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어요. 당장 유창해진 건 아니지만, 적어도 틀리는 걸 무서워해서 입을 닫아버리는 습관은 서서히 고쳐나가고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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